Go to contents

靑핵심 사칭한 한미•대북정책 교란 메일, 진상 밝혀내야

靑핵심 사칭한 한미•대북정책 교란 메일, 진상 밝혀내야

Posted November. 30, 2018 07:35   

Updated November. 30, 2018 07:35

中文

 며칠 전 한 경제매체는 청와대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며 ‘한미동맹 균열 심각… 靑의 실토’라는 제목으로 1, 3면에 걸쳐 보도했던 기사 2건을 취소했다. 보도의 근거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비서관을 사칭한 허위 문건이며 가짜 메일을 통해 유포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초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명의로 정부 관계자에게 ‘대북정책 자료를 보내라’는 메일이 발송되는가 하면, 6월엔 한국국제교류재단 소장 명의로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는 내용의 가짜 메일이 기자들에게 유포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 청와대 핵심관계자 사칭 가짜메일을 통한 사기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가짜메일 사건은 생산과 유포 수법이 매우 치밀하다는 점에서 예삿일로 볼 수는 없다. 언론매체가 진짜로 여기고 크게 보도했을 정도였다. 특히 윤 실장 사칭 메일의 경우 누군가 윤 실장 이름으로 메일 계정을 교묘하게 만들어 발송한 것으로 청와대는 파악했다. 다만 해외 서버를 통한 발신이어서 누구 소행인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가짜메일이 정부 대북정책과 한미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도 주목된다.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한다거나 한미 간 균열을 자인했다는 내용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교란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사칭 가짜메일 사건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수사의뢰하면서 “한미 동맹을 깨뜨리고 이간질하려는 반국가적 행태”라고 규정했다.

 가짜메일의 내용과 유포 수법을 보면 정부의 민감한 기밀정보를 통째로 빼내려한 행위로 의심할 만한 대목도 적지 않다. 적어도 정부 내 정보유통 구조를 아는 사람의 소행이거나 북한이나 중국에 의한 조직적 해킹 시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벌써부터 반국가적 범죄행위로 단정할 일인지는 의문이다. 정부 내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수사를 통해 명확한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