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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태초부터 ‘관심종자’였다”

Posted November. 24, 2018 07:33   

Updated November. 24, 201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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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보면 웃어줘, 그리고 꼭 눌러줘/저 밑에 앙증맞고 새빨간 Heart Heart.’(트와이스, ‘LIKEY’에서)

 트와이스의 정규 1집 타이틀곡 ‘LIKEY’는 인스타그램에 푹 빠진 소녀들의 마음을 노래한다. 작은 화면 속에 내가 제일 예뻐 보이고 싶으며, 반응 없는 너 때문에 삐지기까지 한단다. 저자는 우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독되는 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란다. 우리는 수백만 년 전부터 이미 ‘관심종자’였단 말인가!

 집단 내 서열이 명확한 침팬지나 고릴라 무리에 비해 원시 인간 사회는 자원 분배가 비교적 평등해서, 부족 내에서 먹을 것을 공평하게 나눠 가졌다. 그래서 (자손 번식 능력과 직결되는) 이성으로서의 매력도 ‘얼마나 많은 것을 갖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저자는 “관심에 대한 욕망은 식욕과 다를 것이 없다”면서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았던 선조는 자손을 남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좌우대칭, 정리정돈 등에 대한 강박 역시 ‘조상 탓’이란다. 저자는 그 증거로 물방울 모양으로 완벽하게 대칭을 이룬 주먹도끼를 든다. 현대인의 미적 감각으로도 아름답지만, 손에 들고 사용하기엔 불편할 게 뻔한 생김새다. 선조들은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뽐내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이런 걸 만들었을 거라는 게 학계의 정설. 그리고 완벽한 좌우대칭으로 주먹도끼를 깎던 습성이 아직도 남아 많은 현대인이 강박 증상을 겪는단다. ‘가나다순으로 완벽하게 정리된 책꽂이’로 얼마나 많은 이성을 매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간 행동과 심리의 32가지 특징을 신경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중2병, 텃세, 나쁜 상사 등 생활 밀착형 소재들이라 술술 읽힌다. 책 크기는 작고 글자는 커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