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인성교육 시스템 돌아보게 하는 인천 폭행 사태

　지난 13일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이 같은 학년 학생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추락사한 사건은 충격적이다. 러시아 국적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의 14세 소년은 어려서부터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가해자 중 한 명이 숨진 소년에게 빼앗은 패딩 점퍼를 입고 경찰에 출두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치솟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 “우리 아들을 죽였다. 저 패딩도 우리 아들 것”이라는 글을 올린 러시아인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또래 중학생에 대한 가해자들의 폭행은 잔혹했다. 이들은 13일 오전 2시 소년을 공원으로 불러내 무릎 끓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2시간이나 피를 흘릴 정도로 때렸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날 오후 5시경 다시 소년을 데려와 옥상에서 추락 직전 1시간20여 분 이상 잔인하게 구타했다. 현장에서 붙잡힌 가해자들은 반성은커녕 체포 당시 폭행사실을 전면 부인한 채 자살을 만류했다고 진술하다가 경찰에서 CCTV 영상을 본 뒤 폭행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점에서도 더욱 가슴 아프다. 숨진 소년이 사회적 소수자라는 점을 악용해 가해자들은 평소에도 피해자 집을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간식을 시켜 먹거나 심부름을 시켰다고 한다. 지난해 초중고 다문화 학생은 전년보다 10% 넘게 늘어나 최초로 10만 명을 돌파했지만 이들의 학업중단률은 일반 학생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들이 편견과 집단따돌림 같은 교우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인천초등생 살인, 부산여중생 집단폭행사건 등에 이은 이번 사건은 갈수록 포악해지는 10대 범죄와 더불어 사회시스템을 돌아보게 한다. 꼬리를 물고 반복되는 청소년범죄의 흉포화 현상을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청소년기에는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인성교육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성적과 입시 위주 치열한 경쟁에 내몰고 있을 뿐 전인교육은 뒷전이다. 미래 사회의 주역들을 인성과 도덕심이 마비된 괴물 같은 존재로 만들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