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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드디어 첫골

Posted November. 02, 2018 07:35   

Updated November. 02, 20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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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 16분. 상대 문전으로 침투한 손흥민(26·토트넘)은 델리 알리의 침투 패스를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주먹을 불끈 쥐며 달려간 손흥민은 무릎을 꿇고 그라운드에 슬라이딩하며 포효했다. 오랜 골 가뭄을 해소하며 기세가 오른 그는 후반 9분 드리블로 약 30m를 질주한 뒤 왼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그는 이번에는 두골을 의미하듯 손가락 2개를 펼치며 환하게 웃었다.

 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웨스트햄의 2018∼2019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전. 손흥민이 드디어 시즌 첫 골맛을 봤다. 그것도 ‘멀티 골’이다. 두 번째 골은 결승골이 됐고 토트넘이 3-1로 이겼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에서 150번째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은 “그동안 골을 못 넣어서 팀에 미안했는데 마침내 골 감각을 되찾았다.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아스널과의 8강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각종 대회를 통틀어 10경기 만에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18골을 터뜨린 그이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며 체력이 소모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월드컵 첫 경기 스웨덴전(6월 18일)부터 아시아경기 결승 일본전(9월 1일)까지 76일 동안 손흥민은 14경기(토트넘 프리시즌 경기 포함)를 뛰었다. 5.4일에 한 번꼴로 경기를 뛴 손흥민은 이 기간에 6번이나 국경을 넘는 강행군을 소화했고, 아시아경기 이후에도 소속팀 경기와 한국 축구대표팀 A매치를 병행하며 컨디션이 저하됐다.

 10월 A매치 이후 스스로 “지쳤다”고 말했던 손흥민은 지난달 30일 맨체스터시티와의 EPL 경기에 결장한 덕분에 체력을 보충할 수 있었다. ‘보약’ 같은 휴식을 취한 그는 이날 두 골을 폭발시키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그동안 골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활약으로 손흥민이 주전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의 경쟁자인 에리크 라멜라가 맨시티전에서 상대 수비가 자신을 마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협의에 따라 대표팀의 11월 A매치에 소집되지 않고 소속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손흥민의 득점력이 가장 뛰어나다. 체력과 골 감각이 회복세인 만큼 팀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