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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주도 미래연합사창설, 우리 ‘의지’ 아닌 ‘능력’에 달렸다

한국군 주도 미래연합사창설, 우리 ‘의지’ 아닌 ‘능력’에 달렸다

Posted November. 01, 2018 08:04   

Updated November. 01, 20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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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 워싱턴에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령부 창설안을 승인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신할 미래연합사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기로 했다. 이런 상부 지휘구조 외엔 대부분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또 12월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 연합공군훈련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 합의로 전작권 전환 계획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즉 2022년 완료 목표에 한층 다가서는 분위기다. 특히 미래연합사 지휘구조와 관련해선 미군이 타국군의 지휘를 받은 전례가 없어 이번에도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한국군 사령관 체제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으로선 한국군이 전작권을 갖고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체제에 합의한 마당에 미군이 사령관 자리를 고집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적용될 연합방위지침도 마련했다. 지침에는 주한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하며, 한미연합사는 해체가 아닌 미래연합사로 유지되면서 미군은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에 따른 국민들의 안보 우려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한미연합사 지휘체제의 근본적 변화에 따른 안보 약화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한미가 2014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따라 한국군은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도 한미 연합훈련은 잇달아 중단되고 있고, 우리 정부는 핵심적 북핵 대응능력인 ‘3축 체계’ 구축 계획도 “북한 비핵화 진행과 연계해 융통성 있게 검토하겠다”며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동맹관’이란 잠재적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전략자산 비용 부담 요구,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 압박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런 유동적인 안보환경에선 전작권 전환도, 미래안보사 창설도 우리 정부의 의지만으로 될 수는 없다. 한국군이 맡을 책임은 막중하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또 그 능력은 불분명한 북한 비핵화와는 별개로 구축돼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에서 이탈할 경우 이미 무너진 안보를 복원하기란 쉽지 않다. 양국이 이번에도 전작권 전환 시기를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안보에는 실험이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