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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의 앙코르가 끝난 후에야... 관객은 키신을 놓아줬다

8번의 앙코르가 끝난 후에야... 관객은 키신을 놓아줬다

Posted October. 30, 2018 07:41   

Updated October. 30, 20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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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은 ‘키신교전당’ 같았다. 팬들은 공연 전 곡을 들으며 오감을 예열했고, 공연 후에는 그의 자서전 ‘기억과 회한’을 들고 사인을 받는 줄에 뛰어들었다. 공연장 안팎은 온통 러시아 태생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47)의 에너지로 물들었다.

 쇼팽 녹턴 f단조, 슈만 피아노 소나타 3번,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Op.23, Op32로 이어진 연주는 뚝심, 섬세함, 열정, 유연함을 황금비율로 섞었다. 관객들은 속수무책으로 마음을 홀렸고 ‘박수갈채-인사-앙코르’는 기어코 8바퀴를 돌았다.

 천재로 태어나 연습 벌레로 사는 키신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건반밖에 모르는 외골수, 6시간 리허설 조건을 고집하는 신실함, 객석을 설득하는 신들린 해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네 번째 내한 리사이틀이 일깨운 키신의 핵심 가치는 ‘진심’이었다. “의무감이 아니라 관객이 원해서 앙코르를 한다”, “(남이 아닌) 나 자신으로 살려는 태도가 남들과 다른 점이다”라는 발언은 그가 꿈꾸는 삶과 음악을 보여준다.

 키신은 11월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다시 한국을 찾는다. 29일, 30일 중 두 번째 무대에서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건강상 이유로 하차한 마리스 얀손스 대신 주빈 메타가 지휘봉을 잡는다.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만∼38만 원. 02-599-5743

 다음 달에는 세계적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헝가리 출신 ‘바흐 스페셜리스트’ 언드라시 시프는 11월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협연한다. 4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베토벤 소나타 24번, 브람스 8개의 피아노 소품과 7개의 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3일 오후 8시 7만∼25만 원, 4일 오후 5시 5만∼15만 원. 02-541-2512

 조성진은 11월 16일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한다. 영국 명장 안토니오 파파노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오후 8시. 6만∼28만 원. 1577-5266

 지난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은 11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대극장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오후 7시 반. 5만∼25만 원. 02-399-1000

 11월 29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엘리소 비르살라제의 리사이틀도 눈길을 끈다. 오후 8시. 전석 8만 원. 02-6303-1977


이설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