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또 잔혹한 성범죄” 격분한 모로코 여성들

“또 잔혹한 성범죄” 격분한 모로코 여성들

Posted September. 03, 2018 07:31   

Updated September. 03, 2018 07:31

中文

 모로코 사회가 10대 소녀를 상대로 벌어진 반인륜적 범죄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청소년들이 버스 안에서 정신장애가 있는 여성을 단체로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수천 명의 여성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지 1년 만이다.

 두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피해자 카디자(17)의 팔과 손등, 목, 다리 등 온몸은 끔찍한 범죄의 흔적으로 뒤덮여 있었다.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별과 하트 등 조잡한 그림들로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녀를 감금한 상태에서 남성들이 강제로 약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새긴 문신들이다.

 카디자는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 기간 친척집에 머물다가 두 명의 남성에게 납치를 당했다. 이후 돈과 마약을 대가로 다른 남성들에게 팔린 카디자는 2개월 동안 감금된 상태로 상상하기 힘든 고문을 당했다.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매춘을 강요당했다. 담뱃불로 손등을 지지는 등 상처를 내고 성폭행도 반복해 벌어졌다.

 카디자는 모로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절대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은 나를 파괴했다”며 “두 달 동안 고문은 끊이지 않았고, 제대로 먹거나 마실 수도 없게 하는 등 짐승처럼 다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남성은 총 15명, 이 중 12명은 경찰에 체포됐고 3명은 도주 중이다. 이들은 “경찰에 알리지 말라”고 하며 카디자를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카디자는 “나는 나의 권리와 존엄성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로코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아직 어떤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은 6일 열린다.

 엽기적인 범죄가 알려지자 여성들의 분노는 모로코를 넘어 중동·아프리카 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여성들은 “우리 모두가 제2, 제3의 카디자가 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각국 인권운동가들은 모로코 국왕이 직접 피해자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때까지 의료 및 심리적인 보살핌을 제공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발표하고 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