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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월 만에 90명씩 만나는 이산가족… 5만 명 恨언제 풀까

34개월 만에 90명씩 만나는 이산가족… 5만 명 恨언제 풀까

Posted August. 21, 2018 07:25   

Updated August. 21, 201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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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어제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21차 상봉 행사에서 꿈에도 그리던 북측 가족들을 만났다. 24일부터 열리는 2차 행사에서는 북측 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상봉한다. 4·27 판문점 합의로 2년 10개월 만에 상봉행사가 재개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하지만 100명 안팎이 가물에 콩 나듯 만나는 일회성 행사로는 남아있는 이산가족들의 애 끓는 한을 풀어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산가족들은 지금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올 7월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등록자는 13만2603명이다. 이 가운데 7만5741명은 이미 사망했다. 5만6862명이 생존해 있지만 이 가운데 85%는 70세 이상 고령자다. 6월 한 달에만 316명의 이산가족이 비원(悲怨)을 풀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이번 상봉행사에서도 당초 93명이 최종 선정됐지만 건강 악화 등의 이유로 4명은 어렵게 얻은 기회를 포기해야 했다.

 해마다 수 천 명의 이산가족이 살붙이의 얼굴을 끝내 보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이 수많은 남북 현안 가운데서도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인 이유다.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상봉행사 정례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직접 만나는데 한계가 있다면 화상(畵像)상봉, 서신교환, 고향방문 등 이산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이 더딘 것은 북측의 소극적 태도가 큰 원인이다. 판문점 선언 때도 달라진 남북관계 속에서 상봉 정례화 등 실질적 진전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저 역시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 그 슬픔과 안타까움을 깊이 공감한다. 정말 시간이 없다”며 “남과 북은 더 담대하게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마침 다음달 3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번 만큼은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줄 통 큰 합의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