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說…北비핵화 구도 흔들어선 안 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에 맞춰 북한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사실 확인을 거부했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答訪)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2005년 방북 이후 13년 만이다. 중국은 최근 방중한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4자 종전선언’ 참여를 미국에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반도문제의 당사자 자격을 주장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핵은 북-미 문제다. 중국과 연계하지 말라’며 중국 책임론에 거리를 두어왔다. 그랬던 중국이 올해 초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차이나 패싱(중국 소외)’ 논란이 일자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나섰고, 이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물론 6·25전쟁 종전선언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정작 역할을 해야 할 때는 빠져 있다가 일이 좀 될만하니까 빠질 수 없다면 끼어든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중국에 미국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북한과의 관계가 중국 때문에 다소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코너에 몰린 중국이 북한을 움직여 비핵화 진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의심이다. 특히 미국에선 중국이 대북제재의 뒷문을 열어주면서 국제 공조체제에 이완을 초래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북한의 동맹과시 행사에 참석한다면 미국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6·25 참전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이다. 그런 중국을 한반도문제 논의에서 배제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지만 중국의 소극적 태도와 북한의 중국 배제 주장이 맞물리면서 중국 불참을 기정사실화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라도 중국의 참여를 전제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를 제대로 짜야 한다. 그러려면 중국도 먼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그리고 이를 위한 대북제재 지속 원칙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확고히 약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