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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영원한 벗, 그대 잘 가오” 故 노회찬의원 영결식

“서민의 영원한 벗, 그대 잘 가오” 故 노회찬의원 영결식

Posted July. 28, 2018 07:38   

Updated July. 28, 201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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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27일 오전 국회에서 엄수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영결식에서 심상정 의원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조사를 낭독했다. 심 의원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수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흐느끼자 영결식 참석자들도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심 의원은 “당신은 인천에서, 나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가로 알게 돼 함께해온 세월이 30년이 됐다”며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내겠다”고 했다.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 원내대표와 함께 원내대표로 일했던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같은 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영결식 시작에 앞서 노 원내대표의 운구차가 국회로 들어올 때는 일렬로 서서 고인을 기다리던 국회 청소노동자들이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2016년 국회사무처가 업무 공간이 부족하다며 청소노동자의 휴게실을 없애려 하자 “혹시 일이 잘 안 돼 휴게실이 없어지면 우리 정의당 사무실을 같이 쓰자”던 노 원내대표를 기억하며 안타까워했다. 노 원내대표는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서도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매일 새벽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시각에, 6411번 버스를 타고 서울 구로구에서 강남 빌딩으로 출근하는 이들은 한 달에 85만 원을 받는 투명인간으로 살고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2000여 명의 참석자 대부분은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영결식이 끝난 후에도 헌화를 하려고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들은 오전 회의에 앞서 노 원내대표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노동계 출신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노동자, 서민과 늘 노동 현장에서 함께하려 했던 그의 따뜻한 인간애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나치 정권에 저항했던 독일 시인 브레히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읊으며 “촌철살인의 언어로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물했던 위트 있는 정치인이었다”고 노 원내대표를 기렸다.

 노 원내대표를 떠나보낸 정의당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창당 이래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24∼26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 지지율이 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23일부터 이날까지 전국 추모객이 7만2341명이라고 밝혔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