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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부패가 가짜백신사태 불러” ...분노한 중민심 SNS 타고 확산

“관료부패가 가짜백신사태 불러” ...분노한 중민심 SNS 타고 확산

Posted July. 25, 2018 07:59   

Updated July. 25, 201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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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를 지은) 자기가 자기를 조사해?” “반응이 이렇게 굼떠서 어떻게 지도자를 하나.” “탐관오리들은 계속 직을 유지하고 장사꾼은 계속 돈을 번다. 인민은 계속 고통받는다.”

 가짜 영유아용 백신 사건이 중국을 강타한 24일 중국 공산당의 부패 조사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가짜 백신을 제조한 창춘창성(長春長生)바이오테크놀로지 소재지인 지린(吉林)성 기율검사위원회가 이 사건 관련 책임자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중국 신징(新京)보 웨이보(중국의 트위터 격) 계정에 달린 댓글에 나타난 중국 민심은 싸늘했다. 이 업체가 제조했으나 부적합 판정을 받은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 25개가 25만 명의 영유아에게 접종됐을 뿐 아니라 충칭(重慶)시에서도 한 업체의 부적합 백일해 백신이 14만여 영유아에게 접종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관료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 행동을 보고 싶다” “(부패) 관련 관료가 (조사하는) 너희들보다 직이 높을 것이다” “중앙이 직접 사람을 보내 조사하라! 성 지도자는 부패했다” “사건 발생 후 여러 날이 지났다. 여론을 가리지 못한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 노골적으로 중국 당국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드러냈다.

 충칭시의 한 시민은 자녀가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실을 안 뒤 바로 인터넷에 “가짜 백신 피해자 권리 수호 조직을 만들자”고 올렸다. 얼마 뒤 공안(경찰)이 그의 집에 들이닥쳐 공안국으로 연행됐고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까지 공개적으로 진상 조사를 지시했지만 민심의 분노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직접 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정부 비판 인터넷 댓글을 대대적으로 삭제하는 동안 소셜미디어가 정부에 대한 분노를 직접 표출하는 핵심 통로로 떠오른 점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쉬징허(徐景合) 부국장이 가짜 백신 사건과 관련한 관영 중국중앙(CC)TV의 저녁 메인뉴스 신원롄보(新聞聯報) 인터뷰 때 영국산 명품인 버버리 티셔츠를 입은 것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방영된 이 인터뷰에서 그는 3200위안(약 53만 원)짜리로 추정되는 파란색 티셔츠를 입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위부터 아래까지 심하게 썩었다”는 비판부터 “집에서 가장 싼 옷일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분노를 쏟아냈다. 한 베이징 시민은 본보에 “월급이 많지 않은 공무원이 버버리를 입고 버젓이 관영매체 인터뷰를 했다는 것 자체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