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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보물창고 열렸다... 도자기 7만2000여 점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보물창고 열렸다... 도자기 7만2000여 점 공개

Posted July. 18, 2018 07:52   

Updated July. 18, 20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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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서울 용산구로 이전한 뒤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장고가 17일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는 각종 국보·보물을 비롯해 20만여 점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어 말 그대로 우리나라 ‘보물 창고’다. 유물 종류에 따라 21개 수장고에 분리 배치돼 있는데, 이날 도자기를 보관하고 있는 3수장고를 공개했다.

 박물관 사무동 1층 로비에서 대형 금고처럼 생긴 거대한 철문을 지나면 약 100m 길이의 복도와 마주한다. 유물 보호를 위해 덧신을 신은 뒤 복도 끝 수장고 입구 전실(前室)에 도착하니 다시 2개의 보안 문이 나타났다. 박진우 유물관리부장은 “지금까지 총 7개의 보안장치를 거쳤고, 앞으로 2차례 더 추가로 거쳐야 한다”며 “총 9개의 보안장치를 설치해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수장고에는 나무로 짠 수납장 218개가 가득했다. 미송나무와 오동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수납장은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짜 맞춰 조립하는 결구(結構)방식으로 제작했다. 각각 고유번호가 매겨진 7만2000여 개의 도자기가 격납장을 메우고 있었다.

 외부에선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수장고 내부는 선선했다. 16∼24도의 온도와 50%의 습도를 1년 내내 유지하기 때문이다. 사실 각 수장고는 유물 종류마다 보존 환경이 다르다. 종이류는 습도가 높으면 마르는 탓에 60%의 습도를, 금속유물은 녹을 방지하기 위해 40∼45%의 습도를 항시 유지한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장 비율은 약 80%. 수장 공간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4개 수장고를 복층으로 바꾸는 작업을 2020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도 함께 개최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세계문화관’ 신설 등을 담은 박물관 개편 방안도 공개했다. 배 관장은 “세계와 함께하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콜롬비아 엘도라도나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문명의 유물을 가져와 소개할 예정”이라며 “상설전시관에서 기증관 면적을 줄이고 2020년까지 세계도자실과 세계문명실로 이뤄진 세계문화관을 새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남북 문화재 교류 추진 상황도 소개했다. 배 관장은 “12월 4일부터 열리는 대 고려전 특별전에 왕건상과 금속활자를 비롯해 북한에 있는 고려 유물 17건을 대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통일부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며 “왕건의 스승인 희랑대사 모습을 조각한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을 왕건상과 함께 전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원모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