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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세 번째 방북... ‘기한 없는 비핵화’는 실패 되풀이할 뿐

폼페이오 세 번째 방북... ‘기한 없는 비핵화’는 실패 되풀이할 뿐

Posted July. 04, 2018 08:39   

Updated July. 04, 20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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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 세 번째 방북길에 오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와 그의 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로 예상됐던 비핵화 후속 협상이 회담 3주가 지나서야 이뤄지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방문에 이어 7∼8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지도자와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북한의 지연 전술에 이어 핵 은폐설까지 제기되면서 비판론이 거세지는 시점에서 이뤄진다. 북-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후속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차일피일 시간을 끌면서 비핵화는커녕 핵·미사일 능력을 증강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서 ‘핵·미사일·생화학무기의 1년 내 폐기’를 압박했다. 당초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했던 폼페이오 장관이지만 북한에 ‘신속한 비핵화’를 재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이런 미국의 요구에 북한이 순순히 응할 것 같지는 않다. 당장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라는 선물을 주는 만큼 그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 같은 단계적 보상 조치를 요구할 것이 뻔하다. 더욱이 북한은 그 사이 중국과의 밀착을 통해 제재 뒷문을 열고 있다. 이젠 북한이 오히려 배짱을 튕기는 입장에 서게 됐다. 그만큼 미국의 말발은 먹히지 않을 것이고 정작 핵심의제인 비핵화 로드맵 설정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 갈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은 “정말 진심이라고 믿는다”며 김정은의 비핵화 진정성에 기대고 있지만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연말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시간 끌기가 계속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북-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이번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단호한 자세로 비핵화 시간표를 확정지어야 한다. 기한 없는 비핵화 약속은 허울 좋은 빈말일 뿐이다. 그토록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실패한 과거 대북협상을 되풀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