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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태항아리엔 나라의 안녕 담겼네

Posted June. 27, 2018 07:47   

Updated June. 27, 20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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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독특한 출산 문화 중에는 안태(安胎)가 있다. 갓난아이의 탯줄을 보관하는 것으로 특히 왕실에서는 후대의 건강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중요한 의식으로 다뤘다. 아기씨가 태어난 지 3일째 되는 날 탯줄을 태항아리에 넣는 세태 의식을 진행했고, 풍수지리상 최고의 길지(吉地)에 묻어 태실(胎室)을 조성했다.

 조선의 국왕 27명 중 18명의 실제 태항아리를 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7일 시작하는 특별전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나라의 복을 담은 태항아리’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전시회에선 조선 왕실의 출산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과 문헌 300여 점을 공개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1부 ‘종사지경(종斯之慶), 왕실의 번영을 바라다’로 시작한다. 종사는 베짱이와 곤충이란 뜻으로 부부 화합과 자손 번창을 의미한다. 다산을 상징하는 백자도(百子圖) 병풍과 영친왕비가 소장했던 노리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부 ‘고고지성(呱呱之聲), 첫 울음이 울려 퍼지다’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출산을 위해 설치한 관청인 산실청(産室廳), 아기씨 양육을 담당한 보양청(輔養廳), 아기씨를 돌본 유모인 봉보부인(奉保夫人)과 왕족의 출생 관련 의례에 관한 문헌 등을 전시했다.

 3, 4부에서는 태조 이성계부터 세종, 정조 등의 태실을 공개한다. 조선 초기 도기 위주에서 분청사기를 거쳐 백자로 변하는 태항아리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다. 7월 26일과 8월 9일에는 전시와 연계한 특별 강연회를 연다. 무료. 9월 2일까지. 02-3701-7654


유원모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