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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과학인 키워달라” 30대 과학자 통 큰 기부

“女과학인 키워달라” 30대 과학자 통 큰 기부

Posted June. 21, 2018 07:53   

Updated June. 21, 20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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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러닝 분야에서 학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한국인 과학자가 국내 대중을 대상으로 연 강연의 강연료 전액을 여성 과학기술인을 지원하는 국내 소셜벤처에 기부해 화제다.

 주인공은 조경현 뉴욕대 컴퓨터과학과 교수(34·사진). 그는 공동연구를 위해 방한한 이달 11, 12일 커넥트재단 초청으로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강당에서 ‘딥러닝을 이용한 자연어 처리’ 강연을 했다. 8시간 동안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형 강연이었다.

 해외 석학을 초청한 자리인 만큼 강연료가 1000만 원에 이르렀지만 조 교수는 “예비 여성 과학기술인과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데 써달라”며 전액을 소셜벤처인 ‘걸스로봇’에 쾌척했다.

 조 교수는 “평소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이공계 분야 여성의 활약과 진출이 아직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뉴욕대 학부에 개설한 ‘머신러닝 입문’ 과목은 정원이 70명이지만 이 중 여학생 수는 한 손에 꼽을 만큼 적다. 한국은 미국보다 상황이 더 열악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부를 결심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아프리카의 과학, 공학 발전을 위해 교수들이 연중 몇 주씩 현지를 찾아가 강의를 하는 등 지역별, 인종별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미국 동료 과학자들의 이런 자세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구글 번역과 네이버 파파고 등이 채용 중인 ‘신경망 기계 번역’ 기술의 이론적 토대가 된 기념비적인 논문을 2014년 공동저술해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정렬 및 번역 동시 학습에 의한 신경망 기계번역’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20일 현재까지 3674회 인용된 딥러닝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최근에는 페이스북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연구 중이다. 대학에 재직하며 근무시간의 20%를 다른 활동에 쓸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기업과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뉴욕대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페이스북 사무실에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를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AI가 가능한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윤신영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