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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긴박한 외교 무대

Posted June. 09, 2018 07:39   

Updated June. 09, 20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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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들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마다 미국이 보상하는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해법을 지지했다. 북한 편에 확실히 서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견제한 셈이다. 7일(현지 시간) 급히 미국을 찾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 납북자 문제가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러, 북핵 공동전선으로 트럼프 견제

 시 주석은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9, 10일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은 3월 재선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에만 5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북-미가 이견을 보이는 핵심 이슈들에서 북한을 지지하는 공동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깊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방중 전 관영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우리(중-러)의 입장은 아주 가깝거나 완벽하게 일치한다. 후자(완벽 일치)가 더 맞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북한 체제 보장 등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 등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도 이해를 같이한 것으로 관측된다.

○ 일본 “납치 문제 북-미 회담서 논의해야”

 아베 총리는 4월 미국으로 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불과 50여 일만에 다시 미국을 찾았다.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일본인 납북 문제를 올려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절박감이 작용한 것이다. 두 정상 간 7번째 회담이기도 하다.

 아베 총리는 7일 오후(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의 사연을 꺼내 들었다. 그는 “하굣길에 북한에 납치된 13세 소녀 메구미가 납치된 뒤 41년이 지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납북) 이슈를 가장 잘 이해하는 지도자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는 최종적으로 나와 김정은 위원장, 북-일 간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최우선 과제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틀림없이 그것(납치 문제)을 논의할 것이다. 틀림없이”라고 강조했다.

 8일 캐나다 퀘벡에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막이 올랐지만 미국발 관세 전쟁, 이란 핵협상 파기,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 때문에 미국과 나머지 G6 국가 간 입장이 쉽게 합의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기후와 환경 분야 회의는 아예 건너뛰고,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미 대통령은 고립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도 필요하다면 (미국을 제외한) 6개국 합의에 서명하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 · 서영아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