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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싱가포르행 준비 할수도 없고 안할수도 없어”

靑 “싱가포르행 준비 할수도 없고 안할수도 없어”

Posted June. 01, 2018 08:07   

Updated June. 01, 20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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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으로 싱가포르행(行) 준비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고…. 고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내부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가 희망하는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지를 아직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대해 합의한 뒤, 뒤이어 남북미 3자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까지 이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비핵화에 나서면 어떤 보상을 받을지에 대한 북한의 의구심을 없애 빠르게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도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의제 등이 완전히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와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미 비서실, 국가안보실 소속 직원들을 싱가포르로 보내 현지 조사 등은 마친 상태다. 청와대는 “직원들이 싱가포르에 간 것은 7월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방문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급하게 싱가포르를 향할 경우 필요한 조치들에 대한 파악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야와 학계 일각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Moon over Singapore’란 사설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 국익이라는 결과를 얻어내는 과정이지, 한국 대통령에게 하청받은 결과와 과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청와대 일각에선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미 합의 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일정한 조치를 보이면 그 뒤에 남북미 3자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하는 방법도 유력하다”고 말했다. 일단 뉴욕에서 진행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회동이 끝나면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