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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베테랑 김창선 vs 헤이긴

Posted May. 30, 2018 08:13   

Updated May. 30, 20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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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싱가포르에서 29일 ‘워싱턴 현자(賢者)’와 ‘김정은 집사’의 만남이 시작됐다.

 정상회담의 의전과 경호, 세부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 대표단장 자격으로 테이블에 마주 앉은 조 헤이긴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62)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74)의 이야기다. 각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헤이긴 부실장과 김 부장이 실무 논의를 한다는 점에서 큰 충돌 없이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헤이긴 부실장은 2001∼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비서실장으로도 일했던 베테랑 참모다. 같은 공화당 출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같은 직책을 맡고 있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가 미 남부를 강타했을 때 백악관 참모들이 가장 먼저 찾은 이가 헤이긴 부실장이었다. 2005년 미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백악관에서 겪었던 그의 경험담과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트럼프 행정부는 하비와 관련한 위기관리 대처 능력과 관련해선 합격점을 받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필립 레인스는 “트럼프 시대에 핵전쟁을 막아낼 1차 방어선”이라고 그를 평가하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아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좌하고 있는 김 부장은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린다. 2012년부터 김정은의 서기실장(비서실장 격)을 맡다 최고 지도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챙기고 노동당 각 부처와 기관의 보고서를 김정은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초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석했을 때 수행비서로 한국을 찾았고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에도 의전과 경호를 담당하는 대표로 나섰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