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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비핵화 집중해야 한반도 평화협상 참석 자격 얻을 것

中, 北비핵화 집중해야 한반도 평화협상 참석 자격 얻을 것

Posted May. 04, 2018 08:10   

Updated May. 04, 20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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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외교총책으로선 11년 만에 북한을 방문 중이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마땅한 역할을 계속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주변국 정상들과 잇달아 통화를 하며 그 결과를 공유했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월 말 중국 방문 이후 북-중 관계는 급속도로 복원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두 나라 사이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은 한반도 옆의 큰 산”이라며 “중국의 참여가 없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달성의 일괄 합의는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논의에서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을 우려하며 향후 적극적 역할을 유독 강조하는 대목에선 은근한 불만과 함께 조바심도 읽힌다.

 이런 중국의 기류는 무엇보다 남북이 정상회담에서 ‘올해 6·25 종전(終戰) 선언 및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추진’ 합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2007년 10·4 정상선언의 ‘3자 또는 4자 정상 간 종전선언 추진’ 합의에서 한발 나아가 참여 국가들을 명시함으로써 한국의 참여는 분명해졌지만, 중국이 배제될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6·25 참전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인 중국으로선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참여 국가를 명확히 하지 않고 ‘3자 또는 4자’를 고집하는 것은 북한이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과 한국을 배제한 채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왔다. 그러다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정치적 선언으로서 한국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에 동의했지만, 여전히 중국의 참여를 물음표로 남겨두며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런 북한의 전술에 중국은 말려드는 모양새다. 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집중하기보다는 평화체제 참여에 목을 매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대북제재의 뒷문을 열어주는 것으로 북한을 회유하려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중국의 참여는 평화협정 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한 한미동맹의 이완을 노릴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중국은 어떤 형식으로든 평화체제 구축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협조 없이 한반도 평화는 공고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과거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기보다 북한 붕괴를 더 걱정했던 이중적 태도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제 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3자 또는 4자’가 아닌 4자회담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