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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

Posted April. 03, 2018 07:34   

Updated April. 03, 201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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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Gravity·중력)’는 인공위성 잔해와 우주왕복선이 부딪히면서 우주공간으로 내던져진 승무원들이 겪는 재난을 그렸다. 버려진 인공위성과 로켓, 그 잔해 등에서 나온 우주쓰레기들은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 지름 1cm 이상은 50만 개 이상, 지름 10cm 이상인 것은 1만90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우주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질 때 추락지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주에서 떨어지는 물체의 움직임은 중력 뿐 아니라 대기의 저항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대기밀도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이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높은 건물 옥상에서 종이뭉치를 던졌을 때 떨어지는 장소가 제각각인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 국적의 우주쓰레기, 톈궁 1호가 2일 오전 9시 16분(한국시간) 남태평양 칠레 앞 바다에 추락했다. 당초 남대서양에 추락할 것으로 추정됐었다. 톈궁 1호는 대기권에서 대부분 불타 없어졌다.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후 최근까지 7900여 개의 인공위성이 발사됐고, 지구로 떨어진 우주파편의 질량은 약 5400t에 달한다.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생기는 마찰열을 이겨낸 스테인레스 스틸이나 티타늄 등이 지표면에 닿았지만 다행스럽게 인명피해는 없었다.

 ▷우주공간이 더 큰 문제다. 지구처럼 우주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주파편은 빠른 속도로 인해 지름 10cm만 되도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다. 부서진 인공위성이 충돌해 더 많은 파편이 생기고, 연쇄 충돌이 이어져 지구 밖으로 아무것도 쏘아 올릴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이라고 한다. 영화 그래비티와 같은 참사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지만 우주쓰레기를 방치할 경우 곧 다가올 현실이다.


길진균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