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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 "학교 가서 수업 듣고 싶다"

여자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 "학교 가서 수업 듣고 싶다"

Posted February. 27, 2018 07:52   

Updated February. 27, 20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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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이 끝났는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자 “캠퍼스(연세대)에 가서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다운 대답이었다.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20·성남시청)을 만든 것 중 하나는 성실함이었다. 고교 3학년 때 담임은 그를 “늘 교복을 단정히 입는 학생”으로 기억했다. 첫 올림픽을 치른 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그는 “과정에는 만족을 하지만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스스로에게 90점을 줬다. ‘죄송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되묻자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는 성적으로 보답을 해드려야 하잖아요”라는 역시 모범생 같은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2학기를 휴학하고 평창 올림픽에 집중했던 그는 3월 다시 복학해 공부와 스케이트를 병행한다.

 24일 평창 용평리조트 피앤지(P&G)하우스에서 어머니 이재순 씨(54)와 함께 만난 최민정은 “경기 끝나고 정신없이 지내서 그런지 아직 실감은 안 난다. 그래도 올림픽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여운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유일한 2관왕인 그는 이날만 5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모녀는 피앤지의 ‘생큐 맘’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딸의 요청으로 1500m, 1000m 경기를 직접 관람한 이 씨는 “조용히 절에서 기도를 드리려 했더니 딸이 서운했나 보더라. 직접 경기를 보니 올림픽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무대더라. 민정이가 안쓰럽고 대견했다”고 했다. 첫 올림픽을 앞둔 딸을 위해 이 씨는 직접 쓴 편지를 진천선수촌에 등기로 부치기도 했다. 올림픽 내내 최민정에게 큰 힘이 된 선물이었다. 최민정 또한 어머니의 생일, 어버이날에 늘 케이크와 꽃 선물을 잊지 않는 딸이다. 모녀는 올해 안으로 스위스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나 자신을 잃지 말라’고 배워왔던 그는 올림픽 이후에도 지금껏 그랬듯 자신의 레이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장 다음 달 1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1000m 결선 도중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현재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지만 단순 타박상으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삶의 목표를 물었다. 최민정은 “더욱 겸손해지고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2관왕임에도 우쭐하는 법이 없다. 최고의 실력에 성실함까지. 당분간 에이스 최민정의 시대가 계속될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