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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규모 평창 방문, 국제적 고립 탈출의 출구

北대규모 평창 방문, 국제적 고립 탈출의 출구

Posted January. 10, 2018 08:44   

Updated January. 10, 20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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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당초 우리 정부가 제의했던 대표단과 응원단 파견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적극적 평화 공세에 나선 것이다. 우리 측은 2월 구정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딱 한 달 남겨놓고 열린 이번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제의한 대규모 방문단 파견을 남측이 수용한다면 사상 최대 규모의 북한 방문단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과거 남측 국제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낸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등을 함께 보낸 적은 없었다. 또 이번 설은 2월 16일이어서 같은 달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포함돼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까지 합의되면 평창뿐 아니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도 남북 간 대형 이벤트가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처럼 대대적 평화 공세를 펴는 의도를 들여다봐야 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6일 한 인터뷰에서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을 “올림픽 주제에 관한 회담”이라고 한정하면서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 기조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 전후 ‘우리민족끼리’ 같은 각종 선전매체를 동원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대북 압박에 틈을 주지 않으려는 미국과 한국의 틈을 벌리려는 북한의 속셈을 잊어선 안 된다. 남북 관계 개선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북 관계 개선에 지나친 의욕을 보이다가 자칫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흩뜨리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된다.

 북한도 마지막 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용 평화 제스처가 아니라는 믿음을 국제사회에 심어줘야 한다. 고위급 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평창 참가가 위장 평화공세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평창 참가를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는 출구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북-미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헛되이 날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