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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복원된 南北채널…대화는 평창에 집중해야

2년만에 복원된 南北채널…대화는 평창에 집중해야

Posted January. 04, 2018 08:51   

Updated January. 04, 20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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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어제 남북간 판문점 연락채널을 재개통했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끊긴 연락채널이 1년 11개월 만에 복원된 것이다. 재개통을 발표한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제의를 ‘적극 지지’한 데 대해 김정은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우리 측이 제의한 9일 고위급 회담의 수락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고위급 회담이든 체육실무회담이든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전격적인 ‘평창 참가’ 제의가 한미 균열의 노림수라는 해석이 나온 만큼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로켓맨(김정은)이 지금 한국과의 대화를 처음으로 원한다”며 “이것이 좋은 소식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켜보자”고 했다. 김정은이 미국을 향해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고 위협한 데 대해서는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하며 실제 작동하는 핵 버튼이 있다”고 응수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남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라면서도 “김정은은 미국과 한국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대체적으로 환영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미국의 우려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핵 해결의 데드라인을 3개월로 잡고, 안 되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터에 평창 올림픽의 북한 선수단 참가를 통해 어떻게든 평화의 물꼬를 터보려는 것이 한국의 입장이다. 유사시 전장(戰場)으로 변하는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평화를 간절히 원한다고 핵보유국 북한의 겁박에 시달리며 김정은의 핵의 노예를 살 뜻은 추호도 없다. 따라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대화가 이루어진다면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터무니없는 정치적 조건을 내걸어 미국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한국의 입지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나 여당도 너무 앞서가 남북대화 재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며 국제적인 대북 압박공조의 둑에 구멍을 내서는 안 된다.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일단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성사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북한이 새해 들어 대화국면으로 전환한 것은 김정은의 공언대로 ‘핵 무력’이 어느 정도 완성된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숨쉬기가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대북 압박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이때 얼마 전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개성공단 폐쇄가 잘못됐다는 입장을 내놓아 미국의 반발을 산 것 같은 우를 다시 범해선 안 된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평화의 발판은 될 수 있을지언정, 북한의 비핵화 없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는 불가능하다는 점은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