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반도에 폭풍우 구름이 몰려들고 있다”며 미군은 한반도에 일어날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하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제82공수사단을 방문해 “여전히 평화적으로 풀어나갈 시간이 있지만 낙관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별로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석유정제품 반입을 90% 차단하는 등 대북 유류 제재를 한층 강화하는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나왔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을 더욱 옭죄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모험주의적 도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략을 총괄하는 매티스 장관은 그동안 군사적 해법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요즘 부쩍 ‘외교적 해법이 실패한 이후’를 거론하며 ‘북한 사상 최악의 날’ 같은 강경한 경고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주한미군 가족 철수론에 대해서도 그는 아직 그런 시점이 아니라면서도 “단기간에 바로 철수시킬 비상대응 계획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고에도 김정은은 전혀 태도를 바꿀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은 23일 세포위원장 대회 폐회사에서 “대담하고 통이 큰 작전들을 더욱 과감히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대담한 도발을 위협하며 내부 위기를 외부로 돌리는 전술을 쓰고 있다. 지난달 말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래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선전전에 치중하는 분위기지만 다시 코너에 몰리면 무모한 도박에 나설 수 있다. 김정은이 예고한 ‘대담하고 통 큰 작전’은 그동안 공언해온 ‘괌 포위 사격’ 같은 전쟁 일보직전의 도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북한 외무성도 어제 유엔 결의 통과에 대해 “자주권 침해이며 전쟁행위”라며 “자위적 핵 억제력을 더 억척같이 다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내부적으로 북핵 해결의 데드라인을 내년 3월까지로 정한 만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전개일 수 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은 도발적 책동을 강화할 공산도 크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 그 인내는 최소한 평창 올림픽 때까지는 이어질 것이다. 매티스 장관 말대로 김정은이 올림픽 기간에 테러나 도발을 감행해 전 세계에 싸움을 걸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에 전쟁은 곧 소멸이다. 김정은은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대화 손짓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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