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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태극전사들 “골드 크리스마스”

빙판의 태극전사들 “골드 크리스마스”

Posted December. 23, 2017 07:36   

Updated December. 23, 20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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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마음속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보다는 골드 크리스마스가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른다.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빙속과 쇼트트랙 한국 대표 선수들은 크리스마스에도 오로지 ‘골드’만 생각한다. 올림픽을 40여 일 앞둔 선수들에게는 긴장과 집중력을 놓아서는 안 될 중요한 시기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빙속 대표팀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만 짧게 쉬고 계속 스케이트를 신는다.

 월드컵 3, 4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6초대를 기록하며 전성기 때의 감을 찾은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12일 귀국 후 곧바로 태릉선수촌에서 올림픽 3연패를 향한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 씨는 “딸이 엄마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스케이트를 타러 갔지만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대견스럽고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이상화는 24일 잠시 짬을 내서 집으로 가 가족과 극진하게 아끼는 레트리버종 반려견 피카를 만난다.

 월드컵 1, 4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29·대한항공)도 차분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숨고르기를 한다. 이승훈은 2월 강릉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 추월 경기 도중 미끄러지면서 다리 부상을 당했다. 당시 스케이트 날에 베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이승훈은 “컨디션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상처가 알려줬다. 오히려 약이 되고 있다”고 했다. 금발 머리를 휘날리는 여자 매스스타트 최강자 김보름(23·강원도청)은 크리스마스 연휴에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다친 허리 부상 치료와 이로 인해 떨어진 체력을 보강한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2관왕인 심석희(20·한국체대)도 의미 있는 팔찌를 보며 금메달 의지를 다진다. 심석희는 최근 나눔의 집에 모여 살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후원하기 위해 제작된 희망나비 팔찌를 선물 받아 오른 손목에 차고 다닌다. 심석희는 “작은 마음들이 모여 큰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성탄 연휴에도 그는 남다른 크리스마스 선물과 함께 빙판을 질주할 계획이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