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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잉크도 마르기 전 韓방공구역 침범한 中 전투기

정상회담 잉크도 마르기 전 韓방공구역 침범한 中 전투기

Posted December. 19, 2017 10:28   

Updated December. 19, 20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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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군용기 5대가 12일 제주 남방 이어도 서남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1∼3시간씩 무단 침범한 뒤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동원된 군용기는 핵무기를 탑재하는 H-6 최신형 전략폭격기 2대와 2007년부터 실전 배치한 중국 공군 주력의 J-11전투기 2대, TU-154 정찰기 1대다. 폭격기와 전투기, 정찰기가 세트가 돼 합동으로 기동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찰용이라기보다는 전투훈련용 비행이다.

 중국 측은 우리 공군이 F15K와 F16 전투기를 띄워 대응에 나서자 한중 군사 핫라인을 통해 “훈련 목적이다. 한국 영공은 침범하지 않겠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H-6K 폭격기는 중국군의 대표적인 원거리 타격 전력이다. 괌 기지와 일본 등 서태평양의 수상·지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3000km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일본도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를 10여대 이상 출격시켜 중국 군용기들을 밀착 감시해 한때 한 중 일 전투기 사이에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문제의 지역은 중국이 2013년 11월 한국의 이어도 인근 남쪽으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을 확장 선포하자 한국이 12월 한국이 KADIZ 확장 선포하며 겹치게 된 곳이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영공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상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 곳이다. 이 곳을 비행하려면 상대측에 사전 통보하는 것이 국제관례다. 지난해 일본은 444번이나 KADIZ에 진입했지만 모두 사전 통보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59번이나 사전 통보 없이 KADIZ를 침범했다. 올해는 1월 이후 처음 침범했지만 한중 정상회담 직후다.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정상회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런 일을 벌였겠는가.

 폭격기와 전투기는 한중일 3국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멈췄지만 정찰기는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진입해 쓰시마를 지나 혼슈의 가나자와 인근 해역까지 날아갔다. 일본을 정찰하기 위한 훈련이라면 한국에 대한 사전 통보를 피할 이유가 없다. 일본을 정찰한다는 명목으로 한국의 KADIZ까지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경제 문화는 물론 정치 군사 안보까지 상호 협의하는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최악의 관계로 전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무례 논란을 무릅쓰며 14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만난 것은 관계 복원을 위한 고육책(苦肉策)이었다. 그렇다면 중국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할 때다. 중국은 아직도 한국의 과거의 속국(屬國)으로 보는 듯한 시대착오적 중국몽(中國夢)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