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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 추모식 대사 보내 ‘한중 역사공조’

난징 추모식 대사 보내 ‘한중 역사공조’

Posted December. 14, 2017 07:38   

Updated December. 14, 20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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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방중 첫날 스스로 난징대학살 관련 언급을 했을 뿐 아니라 노영민 주중대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난징대학살 80주기 국가추모식에 참석하게 해 한국 정부 차원의 추모 입장을 분명하게 전했다. 일본을 겨냥한 한중 역사 공조의 파장이 주목된다.

 관례에 따르면 노 대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맞아야 했지만 12일 밤 추모식이 열리는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으로 이동했다. 청와대 측은 “원래 주상하이(上海) 총영사와 주베이징 대사관 공사참사관이 추모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문 대통령이 중국의 중요한 국가적 행사이니 대사가 참석해 뜻을 기리는 게 좋겠다고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난징대학살 희생동포기념관에서 시작된 추모식을 생중계한 관영 중국중앙(CC)TV는 추모식에 참석한 노 대사의 모습을 2차례 화면에 노출시켰다. 노 대사는 이날 추모식에서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고 시 주석과의 면담도 없었다고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시 주석은 2014년 추모식 참석 때와는 달리 이날 직접 연설하지 않았다.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연설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은 중국인에게 거대한 재난을 안겨주고, 일본인에게 거대한 해를 입혔다”고 일본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중일 양국은 움직일 수 없는 이웃이고 중일 민간 교류 역사는 유구하다”며 “중국은 친성용혜(親誠容惠·친밀 성실 포용 혜택)의 이념과 선의로 이웃을 대하는 외교정책으로 일본을 포함한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중일 외교 정상화 45주년이고 내년은 중일 평화우호 조약 40주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2014년 시 주석이 강한 어조로 일본을 비판했던 것보다는 어조가 누그러졌다.

 문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해결을 의식해 시 주석과의 역사 공조를 강조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문 대통령 방중을 취재하는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톈안먼 망루에 오른)2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한편 북한 측은 추모식에 초청받았음에도 참석하지 않아 최악의 북-중 관계를 반영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