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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중심가서 발생 폭탄 테러...4명 부상

뉴욕 맨해튼 중심가서 발생 폭탄 테러...4명 부상

Posted December. 13, 2017 08:26   

Updated December. 13, 20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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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 이민자 남성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파이프 폭탄이 부분적으로 폭발해 대형 참사를 피했다. 범인을 포함해 4명이 다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세계의 경제수도 뉴욕 한복판에서, 그것도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노렸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뉴욕경찰(NYPD)과 미 언론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20분경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인 아카예드 울라(27·사진)가 포트 오소리티 버스터미널과 타임스스퀘어를 잇는 지하통로에서 자신의 몸에 부착한 파이프형 사제 폭탄을 터뜨렸다. 파이프 내부 화학물질 일부엔 불이 붙었지만 파이프 자체가 폭발하지는 않았다.

 폭발물은 약 30cm 길이의 파이프로 안에 흑색 화약, 배터리, 못, 나사 등이 들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울라가 최소 2개의 폭탄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인이 찍찍이와 지퍼로 폭탄을 자신의 몸에 단단히 부착한 것으로 미뤄 지하철에 탑승해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려 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울라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테러단체와의 연계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울라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브루클린 소재 아파트 등 3곳을 수색해 히잡 쓴 여성 한 명을 연행했다. 울라의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동기에 대해선 보도가 엇갈린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시리아 등지의 IS를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폭탄을 터뜨렸다고 범인이 진술했다고 전했으나, CNN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범인이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는 행동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팔 갈등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을 계기로 다시 불붙고 있다.

 울라가 2011년 가족이민비자(F-43)로 미국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이민개혁법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성명에서 “(현 이민 제도는) 다수의 매우 위험한 인물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입국 심사도 충분하지 않다”며 “의회는 연쇄 이민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쇄 이민이라고도 불리는 가족이민비자는 미국에 먼저 도착한 이민자가 다른 가족을 초청하는 제도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