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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성장한 빌리... 성인 못지 않은 무대 장악력 돋보여

훌쩍 성장한 빌리... 성인 못지 않은 무대 장악력 돋보여

Posted December. 12, 2017 08:19   

Updated December. 12, 2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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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더 탄탄해진 완성도와 짜임새 있는 무대를 자랑하며 7년 만에 돌아왔다.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1980년대 광부들이 대파업을 벌이던 시기 영국의 한 탄광촌에 살던 빌리가 우연히 접한 발레에 빠져들어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는 여정을 그렸다.

  ‘빌리 엘리어트’는 7년 전과 비교하면 훌쩍 성장해 있었다. 총 10개월의 오디션을 거쳐 2년 가까이 트레이닝을 받은 빌리 역의 배우들은 아역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3시간 러닝타임 내내 극의 중심을 잘 끌어나갔다. 프로 배우들에 비해 가창력이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아역 배우임을 감안할 때 그들은 이미 ‘프로’였다. 작품의 격을 높인 건 할머니 역의 박정자와 빌리의 발레 선생님 미세스 윌킨슨 역을 맡은 최정원 배우의 뛰어난 감초 연기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장면마다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기며 코믹한 장면을 연출했다. 두 여배우는 극의 중심추 역할을 했다.

 빌리가 성인 발레리노가 된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며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선율에 맞춰 의자를 돌리며 추는 피루엣(한 다리로 팽이처럼 도는 동작) 2인무(파드되) 장면은 작품의 백미다. 특히 2인무 막바지, 와이어에 매달린 빌리가 공중을 휘저으며 어두운 무대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장면에선 관객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엘턴 존이 작곡한 뮤지컬 넘버도 인상적이다. 특히 1막에서 죽은 빌리의 엄마가 빌리에게 남긴 편지를 읽으며 노래하는 ‘The letter’ 등의 넘버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6만∼14만 원. 02-577-1987 ★★★★(★ 5개 만점)



김정은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