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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운명의 날’ 읍소작전 피겨요정 “평창 뛰게 해주오”

러시아 ‘운명의 날’ 읍소작전 피겨요정 “평창 뛰게 해주오”

Posted December. 05, 2017 07:32   

Updated December. 05, 20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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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피겨 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사진)가 빙판 대신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4일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 랭킹 1위인 메드베데바는 5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 러시아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한다. 그는 IOC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 허용을 호소할 계획이다.

 5일은 러시아의 운명이 달려 있는 중요한 날이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을 조사해 온 IOC는 이날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최종 발표에 앞서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러시아 대표단이 최후 진술을 하게 되는데 메드베데바도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은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데니스 오스발트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IOC 징계위원회는 2014 소치 올림픽 당시의 러시아 도핑 스캔들을 파헤쳐 러시아 선수 25명의 성적과 기록을 삭제하고 11개의 메달을 박탈했다. 이 선수들에게는 향후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조치도 내렸다.

 코너에 몰린 러시아는 세계 신기록(241.31점)을 갖고 있는 자국 내 최고 스타 메드베데바를 구원 투수로 등장시킨다. 메드베데바는 평창 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여서 IOC 결정에 따라 자신의 운명도 바뀔 수 있다.

 메드베데바는 발목 부상으로 7∼1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부상이 아니라 IOC 집행위원회 참석이 불참 사유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OC가 러시아에 전면 출전 금지 조치를 내릴 경우 평창 올림픽은 권위와 흥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평창에 오지 않기로 한 가운데 세계 제2의 아이스하키리그인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KHL) 선수들이 그 빈자리를 채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 KHL도 선수들을 평창에 보내기 어렵다. 국기와 국가를 쓰지 않는 ‘중립국’으로 출전하게 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엔 러시아가 대회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처럼 IOC가 각 종목 단체에 러시아의 출전 여부를 개별 결정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러시아는 육상과 역도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에 정상적으로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하지만 러시아의 광범위한 도핑 조작을 확인한 만큼 IOC가 이번에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올림픽 역사상 도핑으로 인해 특정 국가의 출전을 막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3시경 최종 결정을 발표한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