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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DMZ 서서 ‘北 위협 굴하지 않는다’ 메시지 보내라

트럼프, DMZ 서서 ‘北 위협 굴하지 않는다’ 메시지 보내라

Posted October. 27, 2017 08:49   

Updated October. 27, 20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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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다음달 7, 8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신설된 주한미군 평택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어제 밝혔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등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DMZ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DMZ 방문을 반대한 적이 없지만 방문해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DMZ 시찰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 여러분은 놀라게 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일부 언론은 DMZ 깜짝 방문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했다. 앞서 23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DMZ와 캠프 험프리스) 둘 다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밝혀 DMZ를 방문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뒀다. 미 국무부 내에서도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등 대북 초강경 발언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DMZ는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이후 조지 H W 부시를 빼고 모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시 한미동맹에 기초한 ‘대북 결의’를 과시하기 위해 들렀던 상징적인 장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방문했고 내일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방문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문제로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렇다면 6·25 전쟁 이후 최고 위기라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지 않는 것은 한미관계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국빈방문에서 우리는 손님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를 캠프 험프리스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님이고 문 대통령은 주인인데 손님이 주인이 초청하지도 않는 곳에 가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러나 손님이 가겠다고 하면 주인이 막을 수도 없는 사안이다. 한미 정부 모두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캠프 험프리스 방문도 의미가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 용산에 있던 주한미군과 8군 사령부 청사가 캠프 험프리스로 옮겨간 이후 방한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다. 한국이 94%의 비용을 분담해 초현대식 기지를 지었다는 사실을 한미 방위비 분담에 대해 오해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동맹국의 군 통수권자가 DMZ에 서서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게 상징적 의미는 더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