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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 없는 절대권력’ 시진핑이 불러올 東北亞패권 구도

‘후계 없는 절대권력’ 시진핑이 불러올 東北亞패권 구도

Posted October. 24, 2017 08:03   

Updated October. 24, 20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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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오늘 폐막한다. 내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시진핑 주석 집권 2기의 새 지도부가 윤곽을 드러낸다. 하지만 5년 뒤 시 주석을 이을 후계자는 지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아울러 새롭게 통과될 당장(黨章·당헌)에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삽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시 주석의 이름이 당장에 들어가면 ‘새 시대의 총설계자’로서 강력한 1인 체제를 굳히면서 신중국 건설자인 마오쩌둥, 개혁·개방 시대를 연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시 주석의 절대권력 강화는 덩샤오핑이 세운 격대지정(隔代指定·전전임 최고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후임을 지정하는 것) 원칙이 깨는 것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명시적 후계자 없이 집권 2기를 시작하면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과 함께 잠재적 후계자들의 충성경쟁을 부추기면서 집단지도체제의 근간은 흔들리게 된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는 ‘중국의 꿈(中國夢)’ 청사진과 맞물려 있다. 시 주석은 2050년까지 미국에 맞서는 ‘현대화 강국’으로 우뚝 설 것이며, 여기에는 세계 일류 군대의 건설도 포함된다고 천명했다.

 앞으로 중국은 대외적으로 한층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른다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悔)’ 원칙이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다. 시 주석은 당 대회 개막 보고에서 ‘상호존중과 협력·상생에 기초한 신형 국제관계’ 구상을 밝히면서도 “어떤 나라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일 영토분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이 더욱 거칠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한층 커진 시 주석의 권력은 국제관계에서 ‘힘의 정치’를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알아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TV인터뷰에서 “시 주석에겐 이전 중국 지도자들이 거의 가진 적이 없던 것을 부여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미중 양국이 세계를 함께 경영하는 ‘G2(주요 2개국) 시대’를 이끌자는 기대지만, 두 나라는 오히려 무한경쟁의 시대,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더 높다.

 여기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 중의원 선거를 대승으로 이끌면서 그가 2020년을 목표로 내건 ‘전쟁할 수 있는 국가’에 성큼 다가섰다. 이미 북한 김정은의 핵보유국 야욕에 미중이 대결이냐 빅딜이냐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최고지도자가 하나같이 국수적 애국주의를 부채질하며 패권경쟁을 강화하는 ‘스트롱 파워’에 둘러싸인 한국이 헤쳐가야 할 길은 더욱 험난하고 비좁을 수밖에 없다. 판을 크게 보고 비상한 각오로 자강(自强)하지 않으면 그 낯선 길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