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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 파문... 현대차도 사용

Posted October. 14, 2017 07:34   

Updated October. 14, 20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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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3위의 철강업체인 고베제강의 품질 조작 파문이 ‘글로벌 스캔들’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기준 미달의 고베제강 알루미늄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이 이 제품을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존에 밝혀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보잉 외에도 미국의 자동차회사 테슬라와 다임러, 유럽의 롤스로이스 및 PSA그룹(푸조시트로엥그룹) 등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고베제강의 기준 미달 알루미늄 제품을 사용했다.

 특히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유럽의 에어버스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항공 부품에 품질 조작 제품을 사용했다. 신문은 “최근 자동차와 항공기의 연료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해 경량화에 도움이 되는 알루미늄과 탄소섬유 수요가 높아지는 중”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고베제강이 데이터를 조작해 합격시킨 알루미늄 제품은 일본 내 모든 자동차 메이커에 사용됐으며 로켓, 신칸센 등에도 쓰였다.

 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고베제강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제품 가운데 자동차 엔진부품이나 서스펜션, 볼트, 너트 등에 사용하는 선재(線材)에서도 품질 조작이 드러났다”고 인정했다. 전날 경제산업성을 방문했을 때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철강에는 의혹이 없다”고 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거짓말로 밝혀진 것이다. 철강은 고베제강의 매출 40%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이다. 특히 자동차용 밸브 스프링용 선재는 고베제강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존에 품질 조작을 인정한 알루미늄(1만9300t), 구리(2200t), 알루미늄 주조·단조(1만9400개)에서도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속철에 불량 제품을 사용한 JR니시니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기검사에서 부품을 교환한 후 비용을 청구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가 급속히 확대되면 고베제강은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일본 소재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과 니로에 고베 제강의 알루미늄 제품이 사용됐다. 해당 차량 본넷(후드)의 겉 부분은 철강제품을 사용하고 모형의 유지와 엔진의 소음을 잡아주는 안쪽부분에는 알루미늄을 적용했다. 알루미늄이 철강보다 비싸지만 경량화를 사용한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해당 부분은 안전과는 상관없는 부분으로 아이오닉과 니로는 유럽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각각 별 5개와 4개를 받을 정도로 최고의 안전성을 공인받았다. 하지만 추가적인 정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한공은 문제가 된 고베제강의 제품을 사용한 보잉에서 항공기의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현재 보잉에서 공급받은 제품의 종류와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정세진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