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트럼프의 전략적 압박 “對北협상은 시간낭비”

트럼프의 전략적 압박 “對北협상은 시간낭비”

Posted October. 03, 2017 08:31   

Updated October. 03, 2017 08:43

中文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훌륭한 국무부 장관인 렉스 틸러슨에게 그가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 직후 북한과 두세 개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미-북 양자 협상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것을 공개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여전히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는 트위터 발언에 동맹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최근 북한의 추가도발이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이나 중국 공산당대회 개막일인 10월 18일을 전후해 예상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멈추면 상황이 진전될 것”이라고 대화의 구체적 조건을 언급했지만 그 전에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 남포 조선소 일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용으로 추정되는 바지선 공사를 공개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상존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최대한의 압박으로 북한의 숨통을 조여야 할 때이지 성급한 북-미 대화는 북핵 공인이 될 수 있음을 본보도 지적한 바 있다. 11월 방중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한 김정은의 오판은 물론 미국 내 대북전략의 혼돈을 막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다. 이번 일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을, 틸러슨 국무장관은 관여에 비중을 뒀기 때문에 두 사람 얘기가 전혀 다른 기조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도의 대중(對中) 압박 전략일 수도 있다.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이 우리에겐 가장 큰 난제’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현재 외교적 채널은 김정은을 위해 열려있지만 영원히 열려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대화에 구걸하는 모양새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이 실패했고, 부시가 실패했고, 오바마가 실패했다”며 자신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느낄 정도로 최대한 압박을 한 뒤에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대화의 마당으로 끌어내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는 점이다. 미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엇박자를 낸다고 한국도 대통령과 참모들이 다른 메시지를 내선 안 될 것이다. 북핵 문제만큼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압박에 앞장서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