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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적은 언제나 미국”

Posted September. 18, 2017 07:23   

Updated September. 18, 201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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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 서울주재기자 김성학 씨는 북 3대 세습 정권의 반미(反美) 발언을 분석해 펴낸 책 ‘전갈의 절규‘에서 “날짜만 빼면 거의 똑같다”고 전한다. 김일성(1985년) 김정일(1993년)은 한미연합훈련을 “공화국 북반부를 선제타격하기 위한 예비 전쟁이며 핵 시험 전쟁”이라 했다. 15일 미사일 발사 직후 김정은이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것도 협상용이 아니라 신념화된 발언이라 봐야한다.

 ▷미 CNN방송이 올 여름 북한을 보름간 방문해 찍어 16일 내보낸 ‘미지의 국가: 북한 속으로’는 반미 세뇌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0대 소년들은 전자오락게임 속 적을 “미국 놈들”이라 했고 “내가 미국인이면 쏘겠느냐” 기자의 질문에 큰소리로 “네”라고 했다. 원산의 주민은 “미사일 발사에 통쾌하다. 우리 방위를 위한 건데 미국이 왜 제재하느냐” 따졌고 여성 농부는 “미국이 어떻게 생겼길래 우리를 괴롭히는지 직접 가보고 싶다”했다. “순박한 주민들이 하나같이 미국에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기자 목소리가 떨렸다.

 ▷이번에 취재를 허락한 북의 의도는 주민들의 반미의식을 통해 핵개발 이유를 정당화하고 ‘마이 웨이’를 가겠다는 메시지전달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시간 방송 내내 평양 주민들의 삶을 찍은 영화 ‘태양 아래’의 러시아 비탈리 만스키 감독 말이 겹쳐졌다. “북에서는 인간적인 리액션(반응)이 존재하지 않았다. 평양은 사람들을 죽이고 괴롭히는 5성급 호텔이었다.”

 ▷‘전갈의 절규’ 저자 말대로 “북의 반제·반미는 포기하면 정권이 부정되는 내려올 수 없는 ‘호랑이 등’”이다. 불쌍한 것은 인민들이다. 북은 우리가 대북인도 지원을 밝힌 16일에도 문재인 정부를 “괴뢰당국”이라며 “‘대화와 압박의 병행이니 뭐니’ 하는 건 황당한 궤변”이라고 했다.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실전 배치되면 ’미제(美帝)가 강점한 남한 해방’이란 북의 최종목표가 완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