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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제조기’ 아소 이번엔 히틀러 긍정평가 구설수

‘망언 제조기’ 아소 이번엔 히틀러 긍정평가 구설수

Posted August. 31, 2017 08:13   

Updated August. 31, 20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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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잦은 실언으로 ‘망언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아소 다로(麻生太郞·77·사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철회했다.

 3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요코하마(橫濱)에서 열린 자신의 파벌 아소파 연수회에서 “(정치가가 되기로 한) 동기는 묻지 않겠다. 결과가 중요하다”며 “수백만 명을 죽인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정당했어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살을 명령한 히틀러의 동기가 정당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은 즉각 논란이 됐고 야당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아소 부총리는 이후 ‘히틀러의 정당한 동기’에 대해 언론에 “독일의 번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아소 부총리는 다음 날 “히틀러를 예로 든 것은 부적절했고 철회하고 싶다. 히틀러는 동기에 있어서도 틀렸던 것이 분명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나치와 관련된 아소 부총리의 실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3년 7월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평화헌법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 정권에 의해) 아무도 모르게 바뀌어 있었다. 그 방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발언했다가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결국 유대인 인권단체 등의 비난을 받고 철회했다.

 아소 부총리는 식민지 시절 탄광을 운영하며 조선인을 1만 명 이상 강제 동원했던 ‘아소그룹’ 창업주의 손자다. 하지만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2003년 도쿄대 강연에서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망언을 해 한국 정부의 반발을 샀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선 “남북전쟁을 보는 시각이 지금도 미국 남부와 북부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 하물며 한일 간에는 오죽하겠느냐”라고 말해 한일 관계를 냉각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부적절한 역사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란 비판이 일본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파벌인 아소파를 군소 파벌인 산토(山東)파 및 다니가키(谷垣)파와 합쳐 자민당 제2의 파벌인 시코(志公)파를 결성했다. 이 때문에 향후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실언으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