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29일 발사된 ‘화성-12형’ 발사 훈련 현지지도에서 “전략군이 진행한 훈련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 합동 군사연습에 대한 단호한 대응 조치의 서막일 따름”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어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삼고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많이 하여 전략무력의 전력화, 실전화, 현대화를 적극 다그쳐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괌 포위사격 때 발사할 것이라고 공언한 ‘화성-12형’이라고 공개했다. 이번 도발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괌을 겨냥한 좀 더 직접적인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김정은은 또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할 것이며 그에 따라 차후 행동을 결심할 것”이라며 미국에 공을 넘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한 후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이웃 국가에 대한 폭거”라고 규탄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극한까지 높여 북한이 스스로 먼저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대북 대책이 담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추진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얻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 수출 금지 등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원유 수출 금지 조치는 중국의 반대로 5일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빠진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29일(현지 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황인찬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