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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리스’ 베끼는 중...OLED에도 ‘짝퉁 작명’

‘베젤리스’ 베끼는 중...OLED에도 ‘짝퉁 작명’

Posted August. 19, 2017 07:13   

Updated August. 19, 20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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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는 이달 31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공개하는 대화면 스마트폰 V30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로고를 ‘올레드 풀비전(OLED FullVision)’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국내 상표권을 등록했다. 이에 앞서 베젤리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로고인 ‘풀비전’도 상표권 등록을 했다. LG전자는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세계 주요 시장에도 올레드 풀비전 상표권을 등록할 계획이다.

 V30는 베젤리스 디자인이 적용된 LG의 첫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이다. 전작인 G6는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썼다.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로고에 상표까지 등록한 이유는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베젤리스 디자인을 택하면서 차별화하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베젤리스란 화면의 테두리(베젤)를 없애 화면이 실제보다 크게 느껴지도록 하는 디자인이다. LG G6를 시작으로 삼성 갤럭시 노트8 시리즈 등 고급 스마트폰 기종이 잇따라 이 디자인을 택하면서 차세대 스마트폰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국 브랜드를 맹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은 OLED 디스플레이를 흉내 낸 유사 상표를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골머리를 썩일 정도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에서도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진다.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은 OLED 기술을 적용한 베젤리스 TV가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자 기존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에 ULED, ALED, ZLED 등 비슷한 이름을 붙여 출시하고 있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LED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 LED에 OLED와 비슷한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전략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TV가 일반 LED TV의 한 브랜드인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자사 제품들이 OLED TV와 동급이라는 이미지도 심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로고에 상표권을 등록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상표권 등록은 최소한의 조치일 뿐 비슷한 이름까지 막을 순 없어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외의 다른 기업들도 스마트폰과 TV 디자인의 대세가 된 베젤리스 디자인 대화면에 별도의 브랜드를 붙여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풀비전’을, 삼성전자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중국 화웨이는 ‘엔타이어 뷰(Entire View)’를 사용한다. G6와 갤럭시 S8 이후 출시되는 고급 스마트폰 디자인은 베젤리스와 18∼18.5 대 9 화면비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애플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폰8에서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할 것이 유력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베젤리스가 빠르게 자리를 잡다 보니 서로 비슷해진 디자인에 차별화 포인트를 잡기 어려워진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제품 이름을 따라하는 상황에서 각 사는 디스플레이에 색다른 이름을 붙여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