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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무릎 꿇린 트럼프“큰 공장 3개 짓기로 약속,빅 빅 빅”

애플도 무릎 꿇린 트럼프“큰 공장 3개 짓기로 약속,빅 빅 빅”

Posted July. 27, 2017 09:10   

Updated July. 27, 20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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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큰 공장 세 개를 미국에 짓기로 했다. 빅(big), 빅, 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이 대형 공장 3곳을 미국에 짓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으로 성공 가도를 달려 왔던 애플마저 무릎 꿇게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45분간의 인터뷰에서 “내가 얘기했더니, 그가 세계의 대형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다”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쿡 CEO를 다그쳤다는 것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팀, 당신이 이 나라에 공장을 짓기 시작하지 않는다면, 난 내 행정부가 경제적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쿡 CEO가 전화를 걸어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애플이 언제 어디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코멘트를 해달라는 요청에 즉각 대답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중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을 비난하며 아이폰 공장을 국내에 유치하겠다고 밝혀 왔다. 애플 제품 중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디스플레이와 일부 부품에 불과하다. 애플은 아시아 등에서 부품을 구매해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연간 200만 대 넘게 조립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이민 규제, 제조업 부활 등을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수세에 몰렸다. 미 하원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4∼6월 석 달간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에 22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2만 달러)의 갑절에 이르는 금액이다. 쿡 CEO는 올해 초 미국 제조업 선진화를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애플은 중국 생산에 대한 비난이 나올 때마다 미국에서 직접 8만 명을 고용하고 있고, 협력관계에 있는 부품회사와 개발자 등까지 고려하면 2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먹히지 않았다.

 애플이 트럼프 행정부의 기업 감세로 2400억 달러의 현금을 쥐게 될 수 있지만 미국에서 대규모 생산에 나설 경우 불이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아이폰을 만들어 38%의 경이적인 이익률을 보인 애플의 ‘메이드 인 차이나, 디자인드 바이 캘리포니아(생산은 중국, 디자인은 미 캘리포니아)’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제이슨 데드릭 시러큐스대 교수는 “애플의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라고 강요하는 것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이폰 대당 판매 가격이 최대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립라인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 때문에 고연봉의 엔지니어들이 일자리를 잃길 원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플의 하청업체인 대만의 폭스콘도 위스콘신에 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없는 뉴욕 등의 주민들은 위스콘신 아이오와 콜로라도같이 제조업이 커지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00마일 밖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지역이 있다. ‘당신들은 그곳으로 떠나도 된다. 주택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고 직접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