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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쥔 김정은 “중에 담 쌓고 있다”

Posted July. 06, 2017 07:12   

Updated July. 06, 201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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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성공하면서 김정은의 미사일 개발 폭주에 고삐가 풀린 모양새다. 김정은은 “중국과 담을 쌓고 있다”며 최대 우방국인 중국과도 거리를 두고 있어서 김정은을 통제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미 동맹은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지만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4형’의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 등 ICBM의 핵심 기술 시험에 성공을 거뒀다고 5일 밝혔다. 북한은 대기권 진입 시 탄두 내부 온도 등 구체적인 기술 사항까지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갖고 화성-14형이 ICBM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밤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며 한미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했다. 한미 양국군은 5일 동해상에서 현무-2A 탄도미사일과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을 발사해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동시 타격하는 훈련을 했다. 북한의 도발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행동으로 응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국도 초강경 대북 대응을 예고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는 미국과 동맹, 그리고 세계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라며 “미국은 더 강한 조치로 북한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과의 전면적인 무력 충돌까지 감수하면서 ‘힘과 힘의 대결’을 택하기는 쉽지 않다.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방북한 미국 인사들과 만나 “중국은 믿기 어렵다. 우리는 중국과 담을 쌓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 공급을 비롯해 북한의 숨통을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러시아 등 새로운 협력 채널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청와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과 거리를 두면 이 같은 구상은 힘을 잃게 된다.

 문 대통령은 7, 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및 북한과의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해법을 찾을 계획이다. 독일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미사일 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찾기 위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