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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뜨면 넷플릭스도 뜰까

Posted June. 30, 2017 07:29   

Updated June. 30, 20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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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가 거실 TV로도 극장과 비슷한 음향 체험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자사 영상 서비스에 적용했다.

 29일 넷플릭스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옥자’ 상영회를 겸한 기술시연회를 열고 ‘몰입형 사운드’로 불리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영상 속 음원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실제 상황처럼 해당 위치에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구현해 주는 기능이다. 누군가가 천장을 두드리는 장면이라는 소리도 위쪽에서 들리는 방식이어서 시청자는 마치 영상 속에 있는 것처럼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TV의 경우 2017년형 LG전자 OLED TV에서 이 기술의 구현이 가능하다. 영상은 차세대 고화질 영상기술인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를 적용한 것을 전송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제 거실 TV로도 극장과 마찬가지의 프리미엄급 시청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돌비 애트모스 기술이 적용된 것은 영화 옥자가 처음이다. 영상 콘텐츠를 실감나게 시청하려면 극장을 찾아야 한다는 상식을 깨는 시도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영화 옥자의 온·오프라인 동시 상영으로 불거진 논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극장과 자사 플랫폼 간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TV와 모바일 등으로 이어지는 넷플릭스 동영상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업계는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서도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꼽히는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5085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케이블TV 가입자수(4861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세계적으로는 가입자 수 1억 명을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유독 한국시장에선 고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월 한국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대략 13만 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그동안은 국내 인터넷TV(IPTV)와의 경쟁에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미국 유료방송 이용 가격의 절반 수준인 7.99∼12.09달러)인데 한국에선 IPTV가 한 달에 평균 1만 원 안팎 혹은 통신 결합에 따라서 무료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크게 늘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 공략에 애를 먹은 넷플릭스는 이제 국내 시장 접근 전략을 새롭게 짰다. 세계 7위 규모의 콘텐츠 시장을 가진 한국에서의 OTT 시장 확대를 위해 옥자를 시작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옥자에 이어 인기 드라마 작가인 김은희 씨와 사극을 만드는 등 한류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넷플릭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을 겨냥한 한 해 투자액만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OTT 업체들의 투자액과 비교하면 4배 이상이다. 기존 방송과도 협력하면서 영상 콘텐츠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경쟁력은 급격히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현석



임현석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