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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수라상 오르던 ‘종어’ 40년만에 출현

임금님 수라상 오르던 ‘종어’ 40년만에 출현

Posted June. 17, 2017 07:19   

Updated June. 17, 201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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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왕조 500년 동안 한양 고관들의 미각을 가장 자극시킨 어류를 찾아본다면 금강산(産) 종어(宗魚·사진)에 나설 놈이 없다. 무슨 방법으로 요리를 만들어놔도 맛있다.”(동아일보 1938년 7월 27일자 ‘조선담수산명어’)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췄던 민물고기 종어가 약 40년 만에 자연 상태에서 잡혔다. 종어를 되살리기 위해 금강에 방류한 치어가 자연 서식지 정착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0일 금강 하류에서 살아있는 종어를 잡았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는 “육질이 연하고 가시와 비늘이 거의 없어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까지 올라가면서 종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종어는 1970년대까지 금강과 한강에서 많이 잡혔으나 1982년 이후 자연 상태에서 잡힌 기록이 없다. 수산과학원은 종어를 되살리기 위해 2000년 중국에서 종어를 들여와 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2007년 지방자치단체에 분양하며 복원 사업을 시작했고, 2009년 금강에 치어 5000마리를 방류하는 등 자연 복원을 수차례 시도했다.

 이번에 잡힌 종어는 충남 부여군 양화면에서 잡혔으며 몸길이 23cm, 무게 88g이다. 지난해 10월 수산과학원이 길이 15∼20cm의 어린 종어 2000마리를 방류한 충남 부여군 세도면 금강 중류 인근이다. 수산과학원은 이번에 잡힌 종어가 겨울을 이겨내고 성장해 자연 서식지인 금강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현재 유전자 분석을 하고 있다. 김봉석 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장은 “한때 완전히 사라졌던 종어를 되살릴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앞으로도 종어 살리기 프로젝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혁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