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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정은 만나러 간 ‘악동’ 로드먼

Posted June. 14, 2017 07:15   

Updated June. 14, 201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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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악동’ 데니스 로드먼이 13일 평양을 방문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로드먼은 농구팬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으로 여러 차례 방북해 개인적 친분을 쌓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다. 그의 방북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후 악화되고 있는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로드먼은 이날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은 (북한의) 문을 열려는 것”이라며 “내 방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꽤 기뻐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원하는 것을 달성하려고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로드먼은 ‘북한에서 달성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목요일(15일) 다시 보자”고 말해 이번 방북이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 추진된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드먼은 2013년 2월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의 일원으로 평양을 찾은 것을 비롯해 최소 네 차례 방북해 김정은과 수차례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 사실상 유일한 미국인으로 손꼽힌다. 마지막 방문이었던 2014년 1월에는 전직 NBA 선수들과 시범경기를 펼치고 생일을 맞은 김 위원장을 위해 직접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로드먼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오랜 인연을 맺고 있어 트럼프의 메시지를 갖고 방북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로드먼은 트럼프가 과거 진행한 TV 프로그램 ‘셀러브리티 어프렌티스(Celebrity Apprentice)’에 출연해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Melania)의 이름을 ‘밀라니아(Milania)’로 잘못 쓰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는 로드먼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며 세상 물정에 아주 밝다”고 높이 평가했다. 로드먼은 올해 3월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주최 세미나에서 “트럼프를 대신해 북한과 협상을 벌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로드먼의 방북은 미 행정부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에서도 평소 트럼프 못지않은 돌출 언행을 보여 온 로드먼의 ‘개인 일정’일 가능성에 아직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