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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보수당 과반 실패와 佛 사회당 몰락의 교훈

英 보수당 과반 실패와 佛 사회당 몰락의 교훈

Posted June. 10, 2017 08:33   

Updated June. 10, 20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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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8일 치른 조기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상실했다. 650석 중 318석을 확보해 제1당 지위는 유지했으나 테레사 메이 총리의 리더십 타격은 물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차질이 예상된다. 11일로 예정된 프랑스 총선의 경우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의 몰락이 예고됐다. 여론조사에서 주요정당 중 지지도 꼴찌를 기록한 사회당은 대선 참패에 이어 전체 의석 577석 중 고작 15∼50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에 좌우 진영논리가 통하지 않으면서 양국 정치지형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종전보다 12석이 쪼그라든 영국 보수당의 부진은 메이 총리의 ‘도박’에서 비롯됐다. 올 4월 노동당과 지지율 격차가 21% 포인트로 벌어지면서 메이 총리는 “안정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워 조기 총선을 요청했지만 자신의 오만함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기존 과반의석마저 지키지 못한 패배의 원인으로 테러와 노년층 복지지원 축소정책 등이 꼽힌다. 특히 젊은층의 과세부담을 의식해 고령자 요양서비스 혜택기준을 강화한 보수당 공약이 ‘치매세’ 논란에 휩싸이면서 최대 지지층인 노년층이 ‘복지공약 후퇴’라며 등을 돌렸다. 과반 의석 정당이 없는 ‘헝(hung) 의회’ 상황에서 집권당 입지는 좁아졌고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이웃나라 프랑스의 경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의 압승이 전망되면서 38년 전통의 사회당이 군소정당으로 추락할 처지에 놓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권당 시절 심각한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에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사회당의 무능을 심판하기 위해 민심이 벼르고 있다.

 유럽 유권자들은 전통 기득권 정당을 불신하면서 나라와 살림살이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구체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좌우 이념 보다 ‘나의 복지’ ‘우리의 일자리’가 표심의 우선기준이 된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현실에서 보여주지 못한 전현(前現) 집권당을 향해 레드카드를 내민 셈이다. 출범 한달을 맞은 문재인 정부는 영국과 프랑스 총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