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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188... 수렁에 빠진 박병호

Posted June. 10, 2017 07:30   

Updated June. 10, 20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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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박병호는 1군보다 2군이 더 익숙한 타자였다. 2군에서는 홈런을 펑펑 쳐냈지만 1군만 오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됐다. 2010시즌 성적은 타율 0.188, 7홈런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시즌 중반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넥센 박병호는 한국의 대표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기술적으로는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중요한 것은 기회였다. LG에서는 몇 경기 부진하면 2군행을 걱정해야 했다. 이에 비해 넥센에서는 잘 치든, 못 치든 4번 타자였다. 박병호는 심리적 안정 속에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미국 생활 2년째인 요즘 박병호(31·미네소타·사진)는 LG 시절을 연상시킨다.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 소속의 박병호는 9일 시러큐스(워싱턴 산하 트리플A)와의 안방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최근의 성적을 보면 할 말이 없다. 올 시즌 트리플A 성적은 타율 0.188, 3홈런에 불과하다. 최근 6경기 동안은 20타수 무안타에 14삼진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타율만 따지면 0.091(33타수 3안타)까지 떨어진다. 박병호로서는 의욕이 꺾일 만도 하다. 루키였던 지난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렸던 박병호는 고질이던 손가락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착실히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353, 6홈런, 13타점의 호성적을 올렸다. 팀 내 최다 홈런과 최다 타점이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마이너리그행을 지시받았다. 이후에도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는 번번이 무산됐다.

 KBO리그에서는 트레이드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 박병호가 미국에서 맞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지 주목된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