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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도 불통 튄 ‘카타르 사태’...시진핑의 ‘일대일로’ 멈칫

中에도 불통 튄 ‘카타르 사태’...시진핑의 ‘일대일로’ 멈칫

Posted June. 08, 2017 07:13   

Updated June. 08, 20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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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7개국과 카타르의 단교 사태 불똥이 중국으로도 강하게 튀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동 국가 간 갈등에 개입하지 않으면서 양다리를 걸치는 방법으로 경제적 이익을 챙겨 왔으나 드디어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우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사회간접자본과 무역로를 구축하려는 전략이 중동 국가 간 분열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사우디 등 7개국이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함에 따라 중국이 2004년부터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과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중단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GCC 회원국에는 카타르뿐만 아니라 카타르와 앙숙이 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이 포함돼 있다. 상하이(上海)국제문제연구원 리웨이젠(李偉建) 연구원은 “GCC 회원국 간 분쟁으로 FTA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중동 지역 국가 간 외교 관계와 교통망 단절로 이들 지역을 관통하는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는 중국의 계획이 복잡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올 3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방중해 시 주석과 회담했을 때 양국은 에너지 금융 분야 투자 협력 등 650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중국은 2014년 건축과 도로 다리 항구 통신시설 등 80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카타르 기반시설 구축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도 시공키로 하는 등 카타르와도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

 사우디 등이 카타르와의 단교 이유 중 하나로 카타르가 수년간 테러 조직을 지원한 점을 거론하고 있으나 카타르의 친(親)이란 정책에 대한 손보기라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8일과 9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견제 조직으로 인식되는 SCO의 정회원국으로 이란을 끌어안는 경우 미국·사우디 대 중국·이란의 대립 구도가 선명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윈난(雲南)대 샤오센(肖憲) 중동학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 모두와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중국은) 두 국가 간 정치적 분쟁에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