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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 공개…불붙은 IoT 주도권 경쟁

애플,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 공개…불붙은 IoT 주도권 경쟁

Posted June. 07, 2017 07:14   

Updated June. 07, 20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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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첫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을 공개하며 아마존과 구글이 선점하고 있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공룡업체들의 사물인터넷(IoT) 시장 주도권 싸움이 가열되면서 한국어 AI 서비스를 선보인 국내 정보기술(IT)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애플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음성비서 ‘시리’를 탑재한 가정용 스피커 홈팟을 선보이며 12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홈팟은 믿기 어려운 지능을 가졌다. 정말 멋지고 새로운 AI 스피커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플은 이미 아마존과 구글이 스마트홈 스피커 시장의 95%를 차지한 상황에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4000만 곡의 음원이 저장된 애플뮤직과 2011년 아이폰에서 첫선을 보인 뒤 7년째 업그레이드를 계속한 음성비서 시리 등 차별화된 사용자경험을 통해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 애플워치 등 기존 인기 기기와의 연동성도 강점이다.

 필립 실러 애플 글로벌마케팅 수석부사장은 “애플뮤직과 시리를 합친 것이 홈팟”이라며 “홈팟을 ‘음악학자(musicologist)’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휴대용 음악감상 서비스 시대를 이끌었던 아이팟처럼 가정 내 음악감상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홈팟은 높이 172mm, 지름 142mm의 원통형 몸체에 아이폰 6에 탑재된 A8칩, 7개의 트위터(고음 스피커)와 4인치 우퍼(저음 스피커)가 내장됐다. 음향 자동조절 센서는 실내 공간과 사물을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찾는다. 애플뮤직과 연동돼 사용자 취향에 맞는 곡을 들려주고 메시지 확인, 날씨와 뉴스 검색,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기기 내부에는 6개의 마이크가 내장돼 사용자의 음성을 더욱 정확하게 분별해낸다. 가격은 349달러(약 39만 원)로 책정됐다.

 음성비서 스피커는 모든 가전과 IT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이들을 제어하는 중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40% 이상씩 성장해 2020년 21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 주자 아마존은 2014년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를 기반으로 홈스피커 에코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기존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후속작 ‘에코쇼’를 선보였다. 알렉사의 기반 기술을 공개해 연동 서비스와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스피커 구글홈을 출시했다. 최근 사용자가 요구하기 전에 저장된 일정이나 항공편 등을 미리 알려주는 ‘선제적 서비스’와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를 찾아 통화할 수 있는 음성통화 기능 등을 업데이트하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경쟁자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은 마이크로소프트(MS) 음성비서 ‘코타나’를 기반으로 한 스피커 ‘인보크’를 올가을 선보일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AI 음성비서인 ‘빅스비’를 적용한 스피커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AI 비서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기 전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뒤 KT가 ‘기가지니’를 선보이면서 두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누구는 지난달 출시 7개월 만에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섰고 KT 기가지니 역시 월 1만∼2만 대씩 꾸준히 판매돼 이달 말까지 누적판매량 10만 대가 예상된다. 네이버는 일본 메신저 자회사인 라인과 함께 AI 스피커 ‘웨이브’를 개발해 올해 여름 발매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 역시 올해 3분기 이내에 AI 스피커를 발매할 계획이다.



신동진 shine@donga.com · 김재희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