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부폰은 4일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기 전까지 12경기에서 3골만 허용했다. 그러나 이날은 전반 선제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에만 3골을 추가로 내줬다. 이번 시즌 그가 4실점한 것은 처음이다.
1995년 17세의 나이로 세리에A에 데뷔한 뒤 당대 최고의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부폰은 이번까지 3차례 UCL 결승에 진출했다. 처음인 2002∼2003시즌 AC밀란과의 경기에서는 잇단 선방으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지만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팀은 졌지만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몫이었다. 부폰은 12년 뒤인 2014∼2015시즌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FC 바르셀로나에 3골을 허용하며 눈물을 삼켰다.
부폰은 2001년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뒤 8차례나 세리에A에서 우승했고,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한국의 안정환이 골든골을 넣었을 때의 골키퍼가 부폰이다. 그는 “전반과 달리 아주 실망스러운 후반이었다. 왜 그랬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