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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흠 잡을 데 없었던 선발 복귀전…자격 증명했다

류현진, 흠 잡을 데 없었던 선발 복귀전…자격 증명했다

Posted June. 02, 2017 07:11   

Updated June. 02, 201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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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선발 체질이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이 동료 투수 앨릭스 우드의 부상(흉쇄 관절)으로 얻은 선발 등판 기회에서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1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1실점하는 호투를 펼쳤다. 이번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4.28에서 3.91로 떨어뜨렸다. 지난달 26일 빅리그 데뷔 후 첫 구원 등판에서 4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두 경기 연속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승리는 수확하지 못했지만 경기력만큼은 올 시즌 가장 좋았다. 어깨 수술 후 변화구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류현진은 이날도 총 77개 투구 중 약 74%인 57개를 변화구로 구사하며 상대 타선을 공략했다. 류현진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빠른 공 평균구속도 시속 90.9마일(146.3km)로 올 시즌 가장 빨랐다. 투구 수만 놓고 보면 한두 이닝은 더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류현진은 1-1로 균형을 이루던 7회초 2사 2루에서 타석에 나서려다 대타 오스틴 반스와 교체됐다.

이닝마다 다른 경기 운영 방식도 빛났다. 3회 맷 카펜터를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하는 등 상대를 매섭게 몰아갔던 류현진은 6회 전체 6개의 투구 중 변화구 5개를 던지는 등 정면승부를 피하며 상대 타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시즌 최고의 선발경기를 펼쳤다. 류현진의 선발 복귀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날 45번째 생일을 맞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당분간 롱 릴리프로 활용할 계획이었던 류현진이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선발 요원인 마에다 겐타(29)는 지난달 31일 경기에서 4이닝 만에 3실점으로 강판되는 등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우드의 몸 상태를 봐야한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류현진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싶다”며 추가 선발 등판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오승환(35)은 9회초 2-1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으로 승리를 지켜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과 지난해 진출한 오승환은 이날 처음 한 경기에 등판해 나란히 호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열 번째 한국인 투수의 한 경기 등판이었다. 2007년 5월 19일 플로리다(현 마이애미) 김병현, 탬파베이 류제국 이후 10년 만이다. 팀 승패는 엇갈렸지만 내용만큼은 류현진, 오승환 모두 웃을 수 있는 경기였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