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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경제팀, 재벌개혁 집착하다 소탐대실말기를

문재인 경제팀, 재벌개혁 집착하다 소탐대실말기를

Posted May. 22, 2017 07:22   

Updated May. 22, 201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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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경제부총리로 발탁한 김동연 아주대 총장에 대해 “청계천 판잣집의 소년 가장에서 출발해 기획재정부 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누구보다 국민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하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경제사령탑에는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아는 예산 분야 정통 경제 관료를, 신설된 대통령 정책실장 자리엔 재벌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민운동가 겸 학자 출신을 발탁했다.

 장 실장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운동을 이끌며 재벌개혁을 주도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와 함께 ‘삼성 저격수’로 불렸다. 2014년 펴낸 장 실장의 저서 ‘한국자본주의-경제민주화를 넘어’에서는 경제민주화 뿐 아니라 사회양극화, 노동시장 불합리성, 취약한 복지제도 문제까지 짚고 있지만 사고의 뿌리는 재벌개혁이다. 경제수석과 사회수석, 일자리수석까지 총괄하는 정책실장 자리는 대통령 의중에 따라 경제부총리보다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재벌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장하성 정책실장-김상조 공정위원장 조합에 재계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고졸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선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지내 정권을 떠나 행정경험이 풍부하다. 경제기획원 출신 중에서도 거시 경제정책이 아닌 예산통이라는 점에서 부총리 발탁을 다소 파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내정자는 여러 정권을 거친 경제관료다운 전문성을 살려 학계 출신 장하성-김상조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필요할 때는 제동을 걸 수 있는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재벌개혁에만 매달려서는 풀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행히 최근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지만 저성장의 늪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개혁도 중요하지만 경제성장과 미래의 먹거리,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한시가 급하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이 손발을 잘 맞춰 경제에 활력부터 돌도록 해야 한다. 경제정책에서는 청와대가 모든 것을 틀어쥐려 하지 말고 경제부총리가 총괄사령탑이 되도록 실질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장 실장도 이젠 장외에서 구호를 외치는 시민운동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책을 짊어진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벌을 타도나 개혁대상이 아닌 정책의 동반자로 생각해 재계의 우려도 불식하기 바란다.